안녕하세요 사는이유 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서 어렸을 때부터 롯데월드를 자주 가곤 했습니다.
제가 한 5살 정도일 때 롯데월드 기억을 시작으로, 매년 한 번씩은 꼭 갔던 것 같아요.
유치원생 때의 기억으로는 그저 놀러 간다는 것이 막 즐거웠던 기억이 있네요.
무슨 놀이기구인지 잘 구분도 안 될 때이지만, 자동차를 좋아했던 저였기에, 어린이용 범퍼카를 신나게 탔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면서 초등학생 저학년이 되면서 당시 제가 느끼기에 무서운 성인용 놀이기구,
애들용 놀이기구라는 구분과 편견이 생겨나기 시작하며
반에서 강심장 무리에 들기 위해 본격적으로 롤러코스터, 자이로드롭, 후룸라이드 등을 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처음 롤러코스터를 타게 된 계기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데요,
너무 무서워서 이 롤러코스터의 줄을 서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앞에 저보다 작은 친구가 ‘나 또 탈래!’라고 하면서 굉장히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가더라고요.
그걸보고 저는 ‘저런 꼬맹이도 타는데, 내가 무서워할 수 없지’ 라며 처음 롤러코스터를 탑승했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그렇게 지치는 줄도 모르고 놀이기구를 내리면 다시 달려가서 줄을 서고,
또 타고 줄을 서고 하다 보면 어느새 해는 지고 놀이기구도 하나 둘 씩 마감하기 시작했죠.
그쯤 어머니께서 저를 집으로 데려가시기 위해 애를 쓰셨던 기억도 남아있네요.
이때 제가 한 결심이 있었어요.
’내가 성인이 되면, 연간 회원권을 끊어서 정말 일주일에 한 번씩 꼭 와야지’
’아니야, 퇴근하고도 놀이기구를 타러 오고 정말 내 맘대로 원하는 만큼 끝없이 타야겠어’ 라고 생각을 하며,
이 좋고 재미있는 놀이기구들을 내버려두고 사진만 찍고, 폐장되기도 전에 집으로 돌아가는 어른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후 조금 더 나이를 먹어 성인이 되었지만, 어릴 때와는 달리 사회적 삶에서의 여유는 많지 않더라고요.
여전히 놀이기구들을 좋아하긴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내가 놀이기구를 좋아한다는 생각마저 잊고 살다가,
한 번씩 놀이공원에 가게 되면 정말 원 없이 타고 오곤 했습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 있는 놀이공원을 찾아가서 즐기기도 하고요.
그렇게 여전히 저는 ‘놀이기구가 주는 스릴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흘러 직장에 다니게 되면서 더더욱 바쁜 나날들을 보냈죠.
만나는 친구들도 이제는 더 이상 놀이공원을 즐기는 친구는 없었고,
놀이공원을 자주 다닐 만큼의 정신적인 여유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놀이공원이 제 기억에서 잊힐 무렵인 20대 후반
어느 날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출장지가 경주 였습니다.
출장 전날까지도 별생각은 없었는데 체크인을 위해 숙소를 검색해보니
숙소가 경주월드 바로 앞이더라고요.
경주월드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는데, 새로운 놀이기구를 만나볼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오랜만에 어릴 적 저의 설렘이 가슴 속에서 되살아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출장지로 조금 더 일찍 이동해서, 업무를 모두 마친다음 혼자 경주월드로 향했습니다.
평일 오후, 제 기억에 그곳에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 말고는 없었던 것 같네요.
그렇게 자유이용권을 사고 들어가서 거기 있는 모든 놀이기구를 다 탔습니다.
드라켄 부터, 토네이도, 크라크, 파이톤, 메가드롭 등등 경주월드에서 유명한 놀이기구는 모두 탑승했죠.
근데 이상했어요. 분명 스릴은 있었지만
뭐랄까 그 놀이기구를 타기 전 어렸을 적의 설렘은 온데간데 없고
그냥 기구에 끌려 몸이 떨어질 때 느껴지는 장기가 뜨는 그 느낌만 생생히 느껴지는 게 다였습니다.
‘뭔가 이상한데?’ ’내가 너무 오랜만에 놀이기구를 타서 그런가?’
라는 생각에 경주월드에 시그니처 라이드인 드라켄을 한 번 더 타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감정이 들지가 않더라고요.
게다가 생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멀미도 생겼고요.
그렇게 생각 이상으로 일찍 경주월드를 빠져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내 과거 어머니가 집에 가기 싫다는 저에게 해주셨던 말이 떠올랐어요.
’너도 나중에 나이 먹게 되면 지금처럼 놀이공원을 안 좋아하게 될걸?’
그 당시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지만, 어느새 저도 그렇게 되어버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생각해봤습니다.
’왜 평생 영원할 줄 알았던 놀이공원 사랑이 이렇게까지 바뀐 걸까?’ 하고 말이죠.
그리고 그 숙고의 결과, 3가지가 생각이 나더라고요.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쾌락 적응’ 이었어요.
쾌락 적응은 처음에는 강하게 느껴지던 스릴과 긴장감이 시간이 지나면서 뇌가 자극에 익숙해져
흥분도가 낮아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인데요,
이처럼 어렸을 때와 그리고 현재의 놀이기구에 대한 경험차이는 엄청나게 나죠.
그리고 그만큼 뇌가 자극에 익숙해졌을 것이구요.
두번째는, 세월에 따른 스릴을 즐기는 신체적·심리적 능력 감소도 있었겠죠.
앞서 말씀드렸듯이 처음으로 멀미도 느껴보았는데,
이 것 때문에 새로운 두려움이 올라오며 그 설렘과 스릴에서 올라오는 도파민을 두려움이 압도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삶에 대한 책임감도 한 몫 더 거든 것 같습니다.
예전에야 신나게 놀고 다음 날 뻗으면 그만이지만,
지금은 매일매일 제가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들과 제 삶에 쏟아야 하는 소중한 시간들이 남아있거든요.
마지막으로, 현생의 경험의 축적에 따른 수많은 자극들에 대한 노출입니다.
어렸을 땐 놀이기구가 최고의 자극을 주는 존재였지만 살아가 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많은 실패와 또 성공,
주식차트, 코인차트가 요동치는 그 순간,
큰돈을 잃을 때와 벌 때,
사람과의 다툼
그리고 해소와 화해
수 없이 다양한 상황에서 저는 저도 모르게 놀이기구 이상의 큰 자극과 놀이기구라는 이미 느껴오고 있던 것이었죠.
세월이 지나가며, 저의 삶에 대한 집착과 중요도는 점점 더 올라갔고,
그만큼 저의 삶에 일어나는 이벤트들이 저에게 주는 감정적, 정신적, 육체적 자극은 그에 비례해서 크게 느껴져 왔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저도 모르게 그런 자극들에 어느새 익숙해져 버렸고,
어릴 적 놀이공원이 저에게 주던 그 자극과 설렘은 이제는 다시는 들기 위해 느낄 수 없는 그런 일이 되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어렸을 적 평생 좋아할 것만 같았던 놀이공원을 이제는 그만큼 즐기지는 못하지만,
그 없어진 설렘은 0으로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닌
저의 삶에서 이루어가는 크고 작은 성취에 대한 설렘으로 단지 바뀌었을 뿐인 것 같습니다.
이처럼 세월이 지나며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비록 어린시절의 놀이공원에 대한 설렘은 사라졌지만,
그만큼 앞으로의 더 설레는 시간들이 다가오리라는 기대와 믿음을 갖고 또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지금까지 사는이유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플루부아 핸드크림_그윽한 히노끼향을 느끼고 싶다면 (0) | 2023.12.03 |
---|---|
[아로마티카 바디오일]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아로마티카 서렌 바디오일 라벤더 & 마조람 (2) | 2023.07.26 |